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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생활

[호주 생활] 호주 사립병원 Cabrini 출산방법 선택 (선택제왕)

출산이 임박해오면서 의사 선생님과 함께 출산 방법에 대해 논의를 하기 시작하였다. 임신 전에는 무조건 제왕절개로 간다고 생각했고, 임신 초기 병원선택 시에도 제왕절개가 선택이 가능한 사립병원을 골랐다. 호주 공립병원의 경우, 금액은 훨씬 적게 드나 자연분만이 디폴트로 되어있으며, 의료적인 이유가 있지 않는 이상 제왕절개를 선택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같이 1월에 출산예정인 호주 엄마들을 보니 모두 자연분만을 선호하고 제왕절개는 최대한 피하려고 했기 때문에, 나도 자연분만을 해야하는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거기에 임신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자연분만을 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진지하게 출산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하였다. 

 

임신 중반부터는 전치 태반의 끼가 있어 제왕절개밖에 못하겠구나 생각했지만, 다행히 임신 후반에 들어서면서 태반이 자궁 위로 이동해 나에게는 자연분만과 제왕절개의 선택이 주어졌다. 

 

남자친구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떤 출산방법을 선택하면 좋을지에 대한 논의를 했다. 외국인으로서 자연분만을 선호할 줄 알았으나, 내 몸이니 내가 알아서 선택하는게 좋겠다는 의견을 들었다. 그런데 체구가 작기에 내가 자연분만을 하면 고생을 좀 할 것 같다는 의견을 붙이면서.

 

고민의 고민을 거듭한 끝에 다음과 같은 이유로 나는 선택제왕을 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 한국에서 엄마가 내 예정일에서 4일 뒤에 오시는데, 자연분만의 경우 날짜를 내 마음대로 조정할 수 없다는 점. 최악의 경우에는 엄마가 도착하는 날, 내가 병원에서 진통을 겪는 중이라 나나 내 남자친구가 공항에 엄마를 마중나갈 수 없고, 엄마가 혼자서 알아서 우리 집에 찾아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 엄마는 영어를 할 줄 모르시기 때문에 이 생각만 해도 정말 엄청난 걱정과 스트레스.. 

- 자연 분만 시 회음부의 손상도가 어떨지 모른다는 것. 운 좋게도 회음부가 아주 적은 손상만 입고 금방 회복될 수도 있으나, 3-4도 열상을 입고 치질 등의 추후의 문제가 어느 정도일지 모른다는 것. 제왕절개는 회복에서는 자연분만보다 늦으나 자연분만보다는 과정이나 결과가 어느 정도 컨트롤이 가능하다는 것.

- 자연 분만을 시도하더라도 어떤 응급상황으로 인해 응급제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진통을 다 겪고 수술을 받고 싶지 않았다. 또한 어느 정도의 응급상황이냐에 따라 응급 제왕도 상당히 긴박하게 진행될 수 있어 이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길 것 같았다. 

- 임신 초반에 선택 제왕을 위해 사립병원을 선택했고 그에 대한 비용을 이미 지급했기 때문에 선택 제왕을 진행해야 돈이 좀 덜 아까울 것 같다는... 

 

선택 제왕의 의사를 밝히자 내 의사선생님은 내가 선호하는 방법으로 해주겠다고 하면서도, 자연 분만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셨다. 의료적으로 제왕 절개를 할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내가 원하는 대로 진행하기로 했으나, 1월에 아이를 낳는 사람들이 많은건지 예약이 모두 차 있어 수술날짜를 잡는 게 만만치 않았다. 의사선생님의 비서 도움으로 며칠 뒤에 겨우 날짜를 잡아 예약을 끼워넣을 수 있었다. 카브리니에서 제왕절개를 할 산모라면 미리미리 날짜를 잡아 예약해놓는 것을 추천한다. 어떤 산모들은 5-6개월 전부터 수술날짜를 잡았다고 한다. 

 

카브리니 사립병원의 경우 제왕절개는 5일까지 입원을 할 수 있다고 한다. 호주에서는 따로 산후 조리원이 없고, 해당 병원은 호텔급으로 병실이 잘 되어 있고, 서비스가 좋다고 들었기 때문에 병원에서 병원밥을 먹고 간호사들에게 여러 도움을 받으며 최대한 오래 병원에 입원해 있는 게 편할 것 같다. 이제 정말 얼마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