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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생활/직장생활

[호주 생활] 호주 외국계 광고기업, 복지는 어떨까?

흔한 퇴근길 뷰. 갑자기 괜히 그립다 (현재 재택근무 4개월째..)

호주에서 영국계 광고기업만 다녔기에 사실, 호주의 기업 복지는 이렇다 라고 말하기 어렵다. 싱가포르에서도 같은 회사를 다녔지만, 싱가포르와 호주는 또 달라서 외국계 광고기업은 이렇다라고 말할 수 가 없었다. 다행히 남자친구가 호주 현지 회사를 다니고 있기 때문에, 그의 회사에 비교하여 내가 다니고 있는 영국계 광고기업의 복지는 어떤지 비교해 볼 수 있었다.

 

1) Summer Friday  

일반 호주 현지 회사와 비교했을 때 우리 회사의 제일 큰 장점은 Summer Friday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호주 여름기간 (10월부터 3월) 에 무료로 Friday Half day off 를 5회 제공한다. 이는 Annual Leave 외에 추가로 여름에만 특별히 제공되는 공짜 반차들이다. Summer Friday 를 제공하는 이유는 여름에 여름 날씨를 더 즐기라나. 암튼 호주 이동이 확정되고 계약서를 살펴보면서 알게 된 Summer Friday는 호주에서 흔한 복지 중 하나인 줄 알았다. 하지만 호주 현지에 있는 친구들은 처음 들어본다고 하였고, 호주 현지 회사에 취업한 내 남자친구도 그런 복지는 없었다. 

 

Summer Friday 의 경우, 원하는 금요일에 반차를 신청해야하는데, 이것도 전략적으로 해야한다. 보통 공휴일이 월요일이나 목요일에 있는 경우, 그 금요일은 경쟁이 엄청 치열하기 때문이다. 광고회사 특성상, 모든 사람들이 같은 날에 휴가를 받을 수 없으므로, 팀 내에 누군가가 신청했다면 그 나머지 팀 멤버들은 남아서 일을 해야한다. 올 해에는 롱 위캔드가 두 번 있었는데, 나도 또한 내 부하직원과 하나씩 나눠서 Summer Friday 를 신청했다. 

 

2) Christmas & New Years Office Closure 

말 그대로 크리스마스/연초에 문을 닫는 것이다. 이는 호주에서 흔한 복지 중 하나이며, 문을 닫는 기간은 회사마다 다르다. 우리 회사의 경우 주 문을 닫고, 남자친구의 경우 1주일 문을 닫는다. 근데 이게 좋기도 하고 안좋기도 한 복지 중 하나다. 2주 동안 문을 닫는데, 그 중 5일 정도는 내 휴가를 신청해야 하기 때문이다. (강제로)

 

그래도 좋은 점은 사무실이 문을 2주동안 닫기 때문에 클라이언트들도 이해하며, office closure 전과 후에도 사람들이 휴가를 연장 신청하는 경우가 매우 흔하기 때문에, 업무량도 적으며 전체적으로 조용하다는 것이다. 

 

3) Event & Parties 

파티를 좋아하고 술을 좋아한다면, 광고회사가 최고다. 나도 또한 처음에 싱가포르에서 광고회사에 입사했을 땐, 친구들이 넌 도대체 일은 하냐며 어떻게 맨날 파티하고 노는 것 같다고 했었다. 그 만큼 광고회사에는 여러 이벤트들과 파티들이 많은 편이다. 호주 광고회사도 마찬가지인데, 싱가포르와 비교해서 가장 큰 장점은, 공짜로 술을 제공해준다는 것? 금요일 아침에 회사 사무실 내 냉장고를 열면 술로 가득 차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보통 금요일 2시부터 술을 하나씩 꺼내 마시고, 오후 4시가 되면 팬트리 쪽에는 사람들이 모여 앉아 술을 마시기 시작한다. 

 

근데 그렇다고 사람들이 술을 엄청 마시지 않는다. 술을 강요하지도 않으며, 술을 먹고 싶은 사람들만 먹는다. 그리고 만취해서 실수했다간 사람들에게 뒷담화 대상 1호가 될 수 있다.

언젠지 기억안나는 사무실 랜덤 와인 & 치즈 파티

4) Working From Home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 4개월 차인 지금, 재택근무를 복지에 포함하는게 이상하지만, 우리회사는 재택근무에 대해 조금 자유로운 편이다. 공식적으로는 한달에 1회 재택근무를 신청할 수 있으나, 주변에 보면 한달에 1회 재택근무 하는지 체크하지 않는다. 따라서, 어떤 사람은 한달에 2번도 했었을거다. 재택근무 신청시, 보통 그 날 어떤 업무를 커버할 예정인지 매니저에게 미리 먼저 말하는게 원칙이지만, 원칙일 뿐, 다들 그런 의무없이 재택근무를 가끔 하는 편이다. 그리고 그냥 몸이 안좋다고 집에서 일하겠다고 하는 것도 가능하다. 

 

국내기업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런 재택근무에 대해 회사에서도 어떤 눈치를 주지 않는다. 재택근무든, 병가든, 휴가든 간에 눈치를 받지 않고 마음껏 신청할 수 있다. 

 

5) Flexibility & Part time

내가 생각하는 제일 좋은 복지 중에 하나는 특히 직원들이 아이를 낳았을 경우이다. 출산경험이 없어 정확히 어떻게 혜택이 제공되는지 모르나, 보통 호주 출산휴가는 무급은 12개월, 유급은 18주이며 (해당 회사에서 1년 이상 근무시 적용), 이는 호주 영주권자/시민권자 기준이다.

 

내 주변 동료들을 보면 보통 8개월 정도의 휴가를 받는 것 같다. 그러고나서 다시 회사로 복귀를 하는데, 회사에서는 그 사람의 휴가 기간 동안 다른 계약자나 내부 직원들이 해당 포지션을 채우게 한다. 그러다가 그 사람이 복귀할 쯤에는, 채용했던 계약자는 계약 만료하고 나가게 한다. 출산휴가에서 복귀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육아를 겸해야 하기 때문인지 일주일에 2-3번만 출근하는 파트타임으로 보통 복귀를 한다. 그렇게 파트타임으로 몇개월 일하고 풀타임으로 전환하거나 주 4일로 업무로 늘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한국에서는 일단 육아를 하면서 업무까지 겸하기가 상당히 힘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부분에서는 호주에서의 제도와 그에 따른 각 기업들의 서포트가 상당히 부럽다.